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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3일 수요일

터키어 - yes or no

터키는 한국과 멀면서도 가까운 나라죠. 재미있게도 터키어도 한국어와 꽤 유사합니다. 우선 어순이 비슷하여 직역이 되는 경우가 많고, 단어에 복잡한 어미가 붙어 인칭이나 뜻을 변화시켜 언어를 어렵게 만드는 것도 비슷합니다.

터키어는 따로 문자가 있었으나, 1900년대 초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의 개혁으로 라틴 알파벳을 들여와서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결 배우기 쉬워졌죠. 'c'가 'ㅈ'의 소리가 난다는 것, 'i'와 'ı'가 따로 있고, 'ı'는 '으' 소리가 난다는 것, 그리고 'y'나 'ğ'의 발음에 주의하면 발음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터키어로 '네'는

Evet
이고, '아니오'는
Hayır
입니다. '하이ㄹ'보다는 '하유ㄹ'에 가깝다는 것에 주의하시면 됩니다. 'r'발음은 보통 'r'발음을 하는 위치에 혀를 놓고 공기를 살짝 새게 만들면 비슷해지는 것 같더군요.

2007년 10월 1일 월요일

Tin ear

글을 읽다가 'tin ear'라는 표현을 보았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고 answer.com에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An insensitivity to music or to sounds of a given kind. 

도대체 왜 'tin'이 붙어서 이런 뜻을 가지게 되었나가 궁금해졌습니다. 제 추측은 'tin'이 '깡통'이나 '주석으로 만든 싸구려 물건'들을 떠오르게 하니, 이런 이미지가 귀와 연결되어 음악이나 소리에 둔감하다는 뜻을 가지게 된 게 아닐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이 글을 찾았습니다. ^^; 역시 인터넷에는 모든 게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추측을 한 사람도 있었는데,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은 'Hearing trumpet'에서 왔다는 가설이더군요.

이 그림구글 검색결과들을 보면 'Hearing trumpet'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일종의 '보청기'죠. ^^ 이 사진들을 보니 저도 어렴풋이 이런 이미지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더 검색을 해 보니 'hearing trumpet'을 'tin ear trumpet'(!)이라고도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hearing trumpet' 가설이 거의 확실해졌네요. >_<

참고

2007년 6월 10일 일요일

La Guillotine - 기요틴은 기요틴으로 처형당하지 않았다.

La Guillotine

The Radical's Arms

흔히 사람들은 '기요틴 Guillotine 이라는 이름은 그걸 발명한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며, 제작자 기요틴 역시 기요틴으로 처형당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사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La Guillotine'이라는 글을 시작하기 위해서 찾아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_+

첫째, 유사한 장치는 프랑스 혁명 (Révolution française) 이 일어나기 이미 3세기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그걸 개선한 장치가 프랑스 혁명때 본격적으로 쓰이게 되어 유명해지게 된 것입니다.

둘째, Joseph-Ignace Guillotin 박사는 이걸 발명한 사람이 아니라, 고통없이 빠르게 사형 (peine de mort) 을 집행할 수 있는 장치의 필요성을 제안한 사람입니다.

셋째, 기요틴 박사는 처형당한게 아니라 76세의 나이로 왼쪽 어깨에 생긴 큰 종기때문에 죽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J. Guillotin은 해부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의사였고, 의회의 일원이었습니다. 그는 '지위에 관계없이 고통을 최소화하는 사형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그 당시 사형 집행은 교수형 (pendaison) 이나 참수형 (décapitation)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형에서도 지위에 따른 불평등이 존재했는데, 그건 바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괴롭게 죽어가는가에 대한 불평등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위가 높은 귀족들은 사형을 당하더라도 참수형만을 당했고, 망나니가 칼을 날카롭게 갈도록 가족들이 돈을 쥐어줘서 큰 고통없이 죽었습니다. 반면에 가난하고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참수형을 당하더라도 칼이 무뎌서 몇 번씩이나 칼에 맞으면서 고통스럽게 죽어갔고, 그렇지 않으면 역시 고통스럽게 교수형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기요틴 박사는 모두가 고통없이 빠르게 처형당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낸 것이었습니다. 뒤이어 위원회가 구성되어 (기요틴 박사도 참여) 예전부터 유럽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던 무거운 칼날을 이용한 단두대를 도입하여 개량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의 단두대에서 쓰이던 반달 모양의 칼은 머리를 자른다기 보다는 목을 부수었는데, 개량된 단두대는 경사진 칼날을 달아 아주 효과적으로 머리를 베었다고 합니다. 기요틴의 정확성과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었고, 이 장치는 곧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사실,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머리를 벨 사람이 넘쳐 났죠.

그나저나 이 새로운 장치의 이름은 '기요틴'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기요틴 박사는 실제로 디자인에 별 기여를 하지 않았으며, 새로운 장치의 제작에 중심이 된 인물은 Antoine Louis라는 의사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장치의 이름은 'louison'이나 'louisette'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면 왜 이름이 바뀌었을까요?

그때도 문제는 언론이었습니다. ^^; 언론들은 평범한 이름 '루이'보다는 묘한 울림을 주는 '기요틴'이 더 낫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요틴'으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요틴으로 처형당한 사람 중에 '기요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긴 있었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리옹 Lyons 에 사는 J.M.V. Guillotin이라는 의사가 있었다는군요.

According to Brewer’s Dictionary of Phrase & Fable the unfortunate of the same name who died by the guillotine was J.M.V. Guillotin, a doctor of Lyons.

참고

2007년 5월 29일 화요일

Le Lycée - apprendre, maintenant, travailler

사용자 삽입 이미지

Le Lycée 에서.

'일하다'는 뜻을 가진 'travailler'의 어원이 재밌습니다. 영어에는 'travail'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단어의 뜻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고통스럽거나 무척 힘든 노력'을 뜻합니다. 어원은 라틴어의 'trepalium'인데, 이 단어는 무려 '고문 기구'라는 뜻입니다. 'tre'는 3을 뜻하고 'palium'은 말뚝, 막대기라는 뜻인데, 세 개의 말뚝으로 이루어진 고문기구가 있었나 봅니다. 이 단어가 시간이 지나면서 순화가 되어 그냥 '일'이 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자료를 보면, 이 단어의 뜻이 순화되긴 했지만, 아직 그 뉘앙스는 약간 남아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좌파 정당들은 '힘든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 계급이라는 뉘앙스로 'les travailleurs et les travailleuses'라는 단어를 쓴다고 합니다. 또한, 여자가 애를 낳는 일도 'travail'이고, 애를 낳는 방은 'salle de travail'입니다. 고문이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극심한 '고통'이 있는 곳이죠.

검색을 하다 발견했는데, 프랑스에는 'trepalium'이라는 데스 메탈 그룹이 있다고 합니다. :)

'apprendre'는 '배우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j'ai appris'는 'passé composé'로 '나는 배웠다'가 됩니다. 이 단어는 영어의 'apprehend', 'apprentice'와 관련이 있고 어원은 라틴어의 'apprehendere' 입니다. 이 단어는 'toward'를 뜻하는 'ad-'와 'lay hold of'를 뜻하는 'prehendere'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apprentice'는 아마 스타워즈를 통해서 많이 알려진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오비완 케노비의 apprentice였죠. :)

'maintenant'는 'now'라는 뜻의 단어로, 'maintain'의 뜻을 가지고 있는 'maintenir'의 현재 분사형이기도 합니다. 'maintain', 'keep'등의 단어가 뭔가 현재 진행중인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now'의 뜻을 가지게 된 걸까요? 어쨌건, 이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의 'manu(손) + tenere'로, '손으로 잡고 있다, 유지하다'입니다. 'manu'는 'manual', 'manage', 'maneuver'등 'man-'으로 시작하는 수많은 단어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7년 5월 24일 목요일

J'accuse!

"J'accuse"는 프랑스의 작가 Émile Zola의 유명한 글입니다.

1890년대 프랑스에서 드레퓌스라는 유대인 군인이 스파이 누명을 쓰고 유배됩니다. 후에 진범이 밝혀졌음에도 반 유대 정서와 사건을 덮으려는 세력때문에 재심 요구는 번번히 묵살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에밀 졸라가 이 드레퓌스 사건의 부조리를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의 형식으로 L'Aurore (여명) 이라는 신문에 폭로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이 글, "나는 고발한다!" 입니다.

드레퓌스 사건과 지식인이라는 책은 제가 고등학교때 우연히 보게 된 책인데,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전개와 제가 가지고 있던 상식을 깨는 내용으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소설보다 오히려 역사가 더 드라마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시민 전장관이 27살(!)에 썼던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에서도 드레퓌스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 두 권 모두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들입니다.

어쨌건 이 사건에서는 에밀 졸라의 이 글이 발표되는 순간이 하이라이트 중에 하이라이트입니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역사학자 바브라 투흐만은 이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동'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위키소스에 가면 이 글의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워낙 역사적인 글이라서 읽어보고 싶은데 앞부분부터 꽤나 문장이 복잡합니다. ^^; 어쨌건 이 글은 다음과 같이 멋지게 시작합니다.

Monsieur le Président,

Me permettez-vous, dans ma gratitude pour le bienveillant accueil que vous m’avez fait un jour, d’avoir le souci de votre juste gloire et de vous dire que votre étoile, si heureuse jusqu’ici, est menacée de la plus honteuse, de la plus ineffaçable des taches ?
(영문 위키소스의 번역)
Mr. President,

Would you allow me, in my gratitude for the benevolent reception that you made me one day, to draw the attention of your rightful glory and to tell you that your star, if happy up to now, is threatened by great shame, by the most ineffaceable of blemishes?

그리고 위키백과에 가니 이 글이 실렸던 그때 신문을 스캔한 사진을 볼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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